[K리그1 라이브] 75일 만에 11호 골….주민규 황선홍 감독님이 책임진다는 발언 때문에 자신감 있게 해

[인터풋볼=신동훈 기자(대전)] 주민규가 득점 침묵을 깨며 대역전 드라마를 이끈 주인공이 됐다. 

대전하나시티즌은 8월 10일 오후 7시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5라운드에서 수원FC에 3-2 역전승을 거뒀다. 이날 승리로 대전은 5월 24일 대구FC전 이후 78일 만에 홈에서 승리를 기록했다.

주민규가 오랜만에 골을 넣으면서 승리에 보탬이 됐다. 주민규는 울산 HD를 떠나 대전으로 온 후 최전방을 책임졌다. 시즌 초반 엄청난 득점력으로 대전 돌풍을 이끌었다. 중반기 들어 득점이 줄어들었고 5월 27일 포항 스틸러스전 이후로 골이 없었다. 그동안 선발과 교체를 오갔고 페널티킥 기회도 잡았는데 골을 넣지 못했다. 

수원FC전 사전 기자회견에서 황선홍 감독은 “주민규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 팀 전체적으로 합이나 이런 것들을 생각해야 한다. 다 맞아 들어가야 힘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공격수가 매번 골을 넣으면 좋겠지만 쉽지 않다. 심리적으로 스트레스를 받을 것이다. 누구보다 잘 아니 이해를 하려고 하고 주민규도 냉정하게 접근 중이다. 경험이 많으니 빨리 물꼬를 틀 때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황선홍 감독은 믿음을 줬는데 전반에는 침체된 모습이었다. 대전은 전반 1분 만에 터진 최건주 선제골로 앞서갔는데 싸박, 루안에게 실점해 역전을 내줬다. 유강현이 벤치에 있었지만 대전은 2선 라인에 변화를 주면서 주민규를 지원하는 방향으로 경기를 운영했다. 주민규는 후반 30분 김준범이 내준 패스를 들어가 침착하게 마무리를 했다.

주민규 동점골 이후 대전은 기세를 탔고 김준범 역전골까지 나오면서 3-2 역전에 성공했다. 대전은 78일 만에 승전보를 울렸다. 주민규는 그동안 침체된 모습을 완전히 지웠다. 후반에 경합을 하고 연계를 해주면서 공간으로 빠져 나가 공격 루트를 만드는 모습은 모두가 아는 주민규 모습이었다. 

득점까지 하면서 승리를 이끈 영웅이 됐다. 선두 전북 현대 외 상위권 다툼이 치열한 가운데 대전이 우위를 점하려면 구텍, 유강현 등이 있지만 주민규 활약이 필요하다. 수원FC전 골과 승리가 큰 의미가 있는 이유다.  

주민규는 “오랜만에 휴식기를 갖고 첫 경기였다. 홈 경기여서 간절하게 이기고 싶었는지 보여졌다. 전반 초반에는 잘했는데 중반에는 아쉬움이 있었다. 과정이나 반성해야 한다.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경기였다”고 총평했다.

8경기 만에 골이고 5월 이후 첫 골이다. 주민규는 “그 감정을 어떻게 전달해야 할지 모르겠다. 정말 힘들었다. 골을 넣으면서 이긴 경기가 많았다. 팀 성적이 안 나오고 골이 없으니 부담이 있었다. 동료, 감독님이 묵묵히 기다려줬다. 그래서 나도 묵묵하게 간절하게 했던 것들이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득점 상황을 묻자 “짜릿했다. 한 골 넣기가 이렇게 힘들었나 생각이 들었다. 팀 매니저와 이야기를 하는데 그때 살짝 의심을 했다고 하더라. ‘못 넣으면 어떡하지’란 생각에 집중해서 골을 넣었다. 자신감이 생긴골이다. 앞으로 많은 골을 넣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주민규는 무득점 기간이 길어진 것에 대해 자책을 했다. “내 개인적인 문제다. 팀적인 문제는 없었다. 감독님이 감싸주시긴 했는데 찬스를 살리지 못한 건 개인적인 문제다. 동료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갖고 있고 오늘처럼 간절히 해서 결과를 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처음부터 다시 시작했다. 어떻게 경기를 준비했는지, 어떻게 골을 넣었는지 다시 시작했다. 작년에도 울산에 있을 때 이런 경험이 있어 헤쳐나갈 수 있다는 믿음이 생겼다. 좋은 동료들이 있어 긴 터널을 빠져 나왔다”고 덧붙였다. 

황선홍 감독과 대화를 회상하면서 “전반 끝나고 1-2로 지고 나왔을 때 멘트들이 선수들을 울렸다. ‘지더라도 내가 책임질 테니까 자신감 있게 하고 져라’고 하셨다. 그 말이 없었다면 슈팅을 계속 시도하지 않았을 것이다. 감독님이 책임 진다는 거 원하는대로 하자란 생각으로 마음 편하게 할 수 있었다. 모든 플레이에서 더 자신감 있게 했다”고 이야기했다. 

주민규는 “난 확률적으로 축구를 한다. 좋은 선수들에게 주려고 하는 게 장점이자 단점이다. 스트라이커라면 욕심 내야 하는데 확률적으로 축구를 하는 걸 극복하려고 한다. 여전히 개인적인 속마음은 매 경기 선발 90분을 뛰고 싶다. 그렇지 않으면 축구화를 벗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간절함이 있으니 나이와 상관없이 국내 스트라이커로서 자존심을 지키고 싶다”고 하며 마음가짐을 밝혔다. 

이어 “한국 선수들도 골을 많이 넣는다고 알리고 싶다. 한국인 대표로 득점 상위랭킹에 들고자 하는 목표를 가지고 한다. 외인 선수들이 2개 못 넣으면 적응 문제라고 한다. 국내 선수들은 같은 상황이면 역시 한국인이라고 한다. 부단히 노력해서 깨려고 한다”고 했다. 

주민규는 마지막으로 “개인 목표는 없다. 팀 목표는 대전에 역사를 쓰고 싶다. 우승은 쉽지 않겠지만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일단 아시아 챔피언스리그를 우선 목표로 시즌을 치르고 있다”고 하며 목표를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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