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에 판정승 거둔 SSG 김광현 좋은 컨디션에서 다시 맞붙었으면

데뷔 후 처음으로 류현진(한화 이글스)과 맞대결을 펼친 김광현(SSG 랜더스)이 세간의 주목에 부담이 적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아울러 그는 아쉽게 끝난 첫 승부에 다시 한번 류현진과의 경기가 펼쳐지길 바랐다. 김광현은 26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쏠뱅크 KBO리그 한화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4피안타 2실점 호투를 펼쳤다. 이날 공 81개를 던진 그는 한화 타선을 상대로 볼넷은 2개 내주고, 삼진은 3개 잡아냈다. 직구 최고 구속은 150㎞를 찍었다. 비록 6개의 피안타 중 4개가 6회에 몰리며 실점을 내주긴 했지만, 이날 김광현은 한화를 상대로 위력투를 선보이며 자신의 이름값을 다시 한번 증명했다. 아울러 18년 라이벌 류현진을 상대로도 판정승을 거뒀다.

이날 경기는 한국 야구의 전성기를 이끈 류현진과 김광현이 프로 무대에서 첫 선발 맞대결을 펼치는 ‘빅매치’였다. 김광현 역시 류현진과의 맞대결을 앞두고 적지 않게 긴장했다고 털어놨다. 이날 경기 후 취재진을 만난 김광현은 “모든 사람이 그랬듯이 저 또한 의식했다. 의식이 안 될 수가 없었다”며 “경기 전부터 여러 가지 스트레스를 받아서 처음으로 몸을 풀 때 이어폰을 꼈다. 긴장이 돼서 더 집중하려고 했다”고 고백했다. 긴장 가득한 상태로 경기에 들어갔으나, SSG 타선이 예상보다 빠르게 많은 득점을 내주며 김광현 역시 조금은 부담감을 내려놓을 수 있었다. SSG에 따르면 이날 전체 선수단은 팀의 에이스이자 주장인 김광현의 승리를 위해 한국시리즈 7차전이라 생각하고 사즉생의 각오로 경기에 임했다. SSG 선수들은 타석에서는 끈질긴 승부를, 누상에선 과감한 주루를, 그리고 빈틈없는 수비를 펼치며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집중력을 보였고, 실책 없이 13안타 5볼넷 9득점 2도루 기록하며 이날 9-3으로 한화를 제압, 김광현에게 승리를 안겼다.

김광현 역시 “(선수단의 응원이) 크게 느껴졌다. 너무 감사하다. 타격도 수비도 너무 잘해줬기 때문에 승리할 수 있었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그는 “주장으로서 선수들에게 더 호의를 베풀어야 할 것 같다. 안타를 치면 5만원씩이라고 줘야 하나”라며 밝게 웃었다. 김광현은 “사실 1점만 내줬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응원하고 있었다. 득점 지원을 받고 시작하는 것과 없이 시작하는 것은 차원이 다르다”라며 “1회 (최)정이 형이 (선취 타점 안타를) 치고 나서는 조금 마음이 편해졌던 것 같다”고 말했다. 동료들의 득점 지원은 고맙지만, 류현진이 무너지는 모습은 김광현으로선 마냥 기분 좋지 않았다. 이날 류현진은 1회부터 크게 흔들리며 1이닝 4피안타 2사사구 5실점으로 조기 강판됐고, 두 선수의 마운드 대결은 다소 허무하게 끝났다. 김광현은 “저도 낭만이 있다. 사실 오늘 서로 완투까지는 아니더라도 같이 호투를 펼쳐서 진짜 투수전이 됐으면 하는 꿈이 있었다”며 “오늘 결과가 사실 기분이 엄청 좋은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는 “(류)현진이 형은 저한테는 항상 올려다보고 따라가야 하는 사람이었다”며 “다음에 서로 좋은 컨디션에서 다시 한번 맞붙었으면 좋겠다”고도 전했다.

이날 경기는 승리했지만 최근 SSG의 흐름은 마냥 좋지 않다. 6연패에서 힘들게 탈출한 뒤로도 연승을 만들지 못하며 리그 7위에 머물러 있다. 김광현은 팀의 반등을 위해선 고참 선수들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가장 먼저 최정의 타격감이 살아나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그는 “첫 번째론 다들 아시다시피 정이 형이 살아나야 한다. 돈 많이 받으니까 부담을 느껴야 한다. 저도 마찬가지다. 저도 연패를 끊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광현은 “형이 부담을 갖고 꼭 이겨내길 바란다. 중심을 잡아줘야 하는 선수의 역할이 얼마나 큰지 (알 것이다) 자신이 왜 FA(프리에이전트) S등급 선수인지 다시 한번 증명해 주길 바란다”고 눈을 빛냈다. 그러면서 “지금 5할 안팎에서 승률을 유지하고 있는데, 조금만 더 버틴다면 충분히 가을 야구 싸움에서 이겨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며 “앞으로 다들 조금만 더 힘내줬으면 좋겠다”고 동료들을 격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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