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스타in 주미희 기자] 8월은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쩐의 전쟁’이 펼쳐지는 달이다. 11일(한국시간) 끝난 페덱스 세인트주드 챔피언십을 시작으로 3개 플레이오프에 걸린 보너스 총액만 1억 달러(약 1388억 원)에 이른다. 플레이오프 1·2차전에는 보너스와 별도로 총상금도 2000만 달러(약 278억 원)가 내걸렸다. 선수들이 한 시즌 성적을 포인트로 환산하는 페덱스컵 랭킹 70위 안에 기를 쓰고 들려 하는 이유다. 플레이오프에 진출만 해도 돈방석에 앉을 수 있기 때문이다.

저스틴 로즈가 11일 미국 테네시주 멤피스의 TPC 사우스윈드에서 끝난 PGA 투어 플레이오프 1차전 페덱스 세인트주드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뒤 트로피를 들고 미소짓고 있다.(사진=AP/뉴시스)
‘백전노장’ 저스틴 로즈(잉글랜드)가 ‘쩐의 전쟁’에서 먼저 웃었다. 로즈는 11일 미국 테네시주 멤피스의 TPC 사우스윈드(파70)에서 열린 대회 최종 4라운드에서 3언더파 67타를 치고, 최종 합계 16언더파 264타를 기록했다. J.J. 스폰(미국)과 연장전을 치른 로즈는 연장 3차전까지 가는 접전 끝에 버디를 잡아 우승을 확정했다.
로즈는 마지막 5개 홀을 남기고 선두 토미 플리트우드(잉글랜드)에 3타 차로 뒤져 있었지만, 14번홀(파3)부터 17번홀(파4)까지 4개 홀 연속 버디를 잡아 막판에 고전한 플리트우드를 제치고 공동 선두로 올라섰다. 이후 3차례 연장전 중 버디 2개를 잡아 우승을 차지했다.
이로써 로즈는 2023년 2월 AT&T 페블비치 프로암 우승 이후 2년 6개월 만에 PGA 투어 통산 12승째를 따냈고, 전 세계에서 24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만 45세의 ‘베테랑’ 로즈는 2021년 만 50세의 나이로 메이저 PGA 챔피언십을 제패한 필 미켈슨(미국) 이후 4년 만에 최고령 우승자가 됐다.
우승 상금은 360만달러(약 50억 원)이고, 페덱스컵 포인트 2000점을 받아 25위에서 4위까지 크게 도약하면서 더 큰 보너스를 받을 가능성이 커졌다. 세계 랭킹도 9위로 점프했다.
로즈는 “마지막까지 믿지 못할 만큼 멋진 골프를 쳤다”며 “최고의 기량을 발휘하면 충분히 우승 경쟁을 할 수 있고, 세계 최고의 선수들을 상대로 승리할 수 있다는 걸 알게 됐다. 만족스러운 하루였다”고 소감을 밝혔다.
로즈는 지난 4월 시즌 첫 메이저 대회 마스터스 토너먼트에서 마지막 날 66타를 쳐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와 승부를 연장전으로 이끌었다. 하지만 로즈의 역할은 거기까지였다. 매킬로이가 연장 첫 홀에서 버디를 잡아 ‘커리어 그랜드슬램’이라는 대기록을 이뤘고, 로즈는 ‘명품 조연’에 머물러야 했다.
로즈는 아픔을 딛고 다시 우승했다. 그는 “아직 내 커리어에 황금빛 여름처럼 찬란한 순간이 남았다”면서 “중요한 순간에 우승을 해낼 수 있다면 2018년 세계 랭킹 1위였을 때처럼 최고의 선수가 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한국 선수 중 플레이오프 진출에 성공한 김시우, 임성재는 플레이오프 2차전 진출도 확정했다. 김시우는 1타를 줄이는 데 그쳐 순위는 공동 14위(8언더파 272타)로 조금 떨어졌지만, 페덱스컵 순위는 46위에서 41위로 올랐다. 임성재는 3타를 줄이고 공동 17위(7언더파 273타)에 올라 페덱스컵 순위도 29위에서 25위로 상승했다.
플레이오프 2차전은 오는 14일 개막하는 BMW 챔피언십이다. 2차전 결과로 포인트를 합산해 상위 30명이 최종전인 투어 챔피언십에 나선다. 우승 보너스 1000만 달러(약 139억 원)를 두고 최후의 결투를 펼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