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K리그1 FC서울 측면 수비수 김진수가 스페인 프로축구 프리메라리가 바르셀로나 윙어 라민 야말을 막은 소감을 전했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서울은 지난달 3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바르셀로나와의 FC바르셀로나 2025 아시아투어 에디션 1경기에서 3-7로 패배했다. 바르셀로나는 오는 4일 오후 8시 대구스타디움에서 대구FC와 2경기를 치른다. 이날 김진수는 왼쪽 측면 수비수로 선발 출전했고, 바르셀로나 오른쪽 윙어인 야말과 같은 측면에서 진검승부를 벌였다. 야말은 전반 14분과 전반 48분 멀티골을 기록하며 세계 최고로 꼽히는 재능을 입증했다. 김진수는 전반 26분 야말의 볼을 뺏은 뒤 날카로운 크로스로 조영욱의 추격골을 도왔다.
경기 종료 후 믹스트존에서 만난 김진수는 야말에 대해 “친선경기이기는 하지만 최선을 다해 준비하려고 노력했다. 야말이 2007년생이더라. 나와 나이 차이가 되게 많이 나는 걸로 알고 있었다. 그래도 축구를 잘하는 선수이기 때문에 어떻게든 막아보려고 분석했다. 용병 선수들이 ‘공부한다고 되겠냐’고 농담했는데, 그 한 장면이 잘 나왔고 (조) 영욱이가 잘 득점했던 것 같다”고 돌아봤다. 김진수는 야말을 상대하며 과거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과 유럽 무대에서 뛰었던 기억이 떠올랐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런 볼이 들어올까 싶은 생각이 많이 있었는데, 야말뿐만 아니라 다른 선수들한테서도 여지없이 그런 볼이 들어왔다. 월드컵과 유럽에서 뛸 때 상대가 볼을 잡았을 때 어느 방향으로 드리블할지 몰랐던 경우가 많았다. 오랜만에 그런 느낌을 받았다”며 혀를 내둘렀다. 서울과 바르셀로나는 10골이 나온 난타전 끝에 부상자 없이 경기를 마무리했다. 김진수는 “경기에 나가기 전 선수들한테 부상 당하지 않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얘기했다. 우리도 그렇지만, 상대도 시즌을 준비하는 시기이기 때문에 절대로 다치게 하고 싶은 생각도 없었고 그럴 마음도 없었다. 양 팀 모두 다친 선수 없이 잘 마무리돼서 다행”이라고 전했다. 이날 김진수는 제시 린가드 덕분에 바르셀로나 공격수 마커스 래시포드의 유니폼을 손에 넣었다. 김진수는 “린가드가 래시포드와 친한 친구라고 얘기했는데, 래시포드 유니폼을 줘서 고마웠다. 또 막상 내가 바꾸려고 하니 너무 나이 차이가 많이 났다. 나도 서울이라는 좋은 팀의 선수인데, 가서 바꾸는 게 조금 그래서 자존심을 지키고 있었다”며 미소를 지었다.
자신의 크로스를 득점으로 마무리한 조영욱과 나눈 대화도 풀었다. 김진수는 “(조) 영욱이한테 막상 들어가서 부딪혀 보면 충분히 할 수 있다는 마음을 가질 거라고 얘기했다. 영욱이가 득점하고 난 다음 잠깐 얘기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할 만하고 해볼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얘기했다”고 전했다. 이어 “나도 유럽에 나갔을 때 처음엔 조금 무서운 것도 있었는데, 막상 부딪혀 보면서 할 수 있겠다는 마음을 많이 얻었다. 그런 자신감이나 그런 느낌을 오늘 선수들이 많이 받았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야말 외에 번뜩였던 선수를 꼽아달라는 질문에는 “월드컵 때 하피냐와 경기했었다. 원래도 워낙 잘하는 선수다. 또 내 맨투맨은 아니지만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도 옆에서 보는데 움직임이 되게 좋았다. 모든 선수가 다 뛰어났던 것 같다”고 답했다. 레반도프스키와 맞붙은 중앙 수비수 야잔에 대한 칭찬도 빼놓지 않았다. 요르단 출신 야잔은 자국 역사상 첫 월드컵 본선 진출로 2026 북중미 월드컵을 앞두고 있다. 경기 전 야잔과 대화를 나눴다는 김진수는 “‘내년에 월드컵을 나가는데, 분명히 이 정도 레벨일 거다. 너한테 좋은 경험이 될 거다’라고 얘기했다. 이렇게 잘할 줄은 몰랐다”며 웃었다. 김진수는 “대구도 바르셀로나랑 경기할 텐데, 분명히 우리와 같은 느낌을 받을 것”이라며 “선수 입장에서 이렇게 좋은 팀과 경기할 기회를 얻어 정말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