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릿팝 4대 천왕 펄프(Pulp) 늘 실험적이고 때론 비주류적인

‘커먼 피플’이 실린 명반인 정규 5집 ‘디퍼런트 클래스(Different Class)’를 통해 정식으로 펄프의 녹음에 참여한 웨버도 2023년의 공연들이 정말 큰 반응을 얻었다면서 “그 분위기 속에서 자연스럽게 ‘우리 다시 음악을 만들어보는 건 어때?’라는 이야기가 흘러나왔다”고 기억했다. “저도 꽤 오랫동안 곡을 쓰지 않았기 때문에 다시 가능할지 의문이었는데, 막상 시작하니 그 과정이 정말 즐겁고 그리웠단 걸 깨달았어요. 예전엔 앨범 녹음이 너무 오래 걸렸던 기억 때문에 망설이기도 했는데, 이번엔 제임스 포드(James Ford)의 멋진 프로듀싱 덕분에 전혀 다른 방식으로 3주 만에 앨범을 완성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자신과 코커 그리고 캔디다 도일(Candida Doyle·키보드) 닉 뱅크스(Nick Banks·드럼)이 모이면 자연스럽게 펄프 사운드가 흘러나오는데, 이번 앨범 작업을 하면서는 분석하려 들기보다는 흐름에 맡겼다고 했다. “이번에도 그렇게 자연스럽게 곡들이 만들어졌고, 오히려 그 점이 마법 같다고 느꼈죠. 이전보다 더 내성적이고 성숙하다는 평을 들을 때면, 그건 아마 우리가 인생의 다른 지점에 와 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요.” 웨버는 이번 앨범에 실린 곡 중 ‘슬로 잼(Slow Jam)’를 펜타포트에서 꼭 연주하고 싶다고 했다.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곡이기도 하고, 연주할 때마다 즉흥적인 흐름이 있어서 무대 위에서의 즐거움이 더 크거든요. 처음 펄프를 접하는 분들에게도 우리가 지금 어떤 감정으로 음악을 나누고 있는지 자연스럽게 전해질 수 있는 곡이라 생각해요.” 반면 ‘커먼 피플’은 발매된 지 30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불리는 노래다. 이 곡이 오랫동안 사랑받고 있다는 사실이 정말 놀랍다는 웨버는 “카페나 라디오에서 우연히 이 노래가 나올 때마다 저도 모르게 귀를 기울이게 되고, ‘우리가 어떻게 이런 곡을 만들었을까’하고 감탄하게 된다”고 신기해했다. “어떻게 그런 곡이 탄생했는지, 지금도 가끔은 믿기 어려울 때가 있어요. 그만큼 놀라운 경험이었고, 펄프의 이름을 더 많은 이들에게 알리며 우리 삶의 방향을 바꾼 노래이기도 하니까요. 정말 감사한 노래예요.” 웨버는 지난 2004년 이미 한국을 개인적으로 방문한 경험이 있다. 당시 ‘서울국제실험영화페스티벌(EXiS)’ 측이 그를 초청했다. 당시에 영국의 역사적인 아방가르드 영화들을 소개했다. 마침 현재도 이 페스티벌이 열리고 있는데 펄프가 이번에 내한하는 날이 폐막일이라 프로그램을 보지 못하는 것이 아쉽다고 했다. 영상 작업에도 관심이 많은 그는 또 한국의 전설적인 비디오 아티스트 백남준의 열렬한 팬이기도 하다. 일상 속에서 한국과 가장 가까운 연결고리는 아무래도 영국 프리미어 리그의 토트넘 홋스퍼에 활약 중인 ‘캡틴’ 손흥민이다. 웨버는 “팬으로서 손흥민 선수에 대한 애정이 있습니다. 이번 공연에 초대하고 싶었지만, 공교롭게도 펄프 공연 다음 날 서울에서 친선경기(토트넘 VS 뉴캐슬 유나이티드)가 열리더라고요. 그 경기도 보러가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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